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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퍄즈 #1

안젤로 형제 2년 전 이야기. 주제: 비


 비가 세차게 내린다. 아침에 빵을 먹으면서 봤던 일기예보에서도 비가 올 것이라고 예고 했었다. 이런 겨울에 무슨 비야라고 피식 웃었던 내가 원망스럽다.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더욱더 거세지기만 한다. 왜 하필이면 금요일인 오늘일까- 집에만 있을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올 것이지. 복잡한 생각을 하느랴 수업에 집중하기는 커녕 턱을 괴고 바깥을 보기만 할 뿐이다.
 집 먼데... 라고 중얼거리기만 했던 지루한 역사 수업이 종과 함께 막을 내렸다. 오늘은 담임이 출장을 간 날이라 종례는 없었다. 그런 기념으로 반 애들은 교실이 자기 안방인 마냥 시끄럽게 떠든다. 어떤 애들은 비오는 데도 마을 중심가에 나가 놀 생각을 하고, 어떤 애들은 따로 공부하러가야 하는 생각에 한숨만 쉬고 있고, 어떤 애들은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집으로 사라졌다.
 비를 맞으면서 역까지 가야한다는 생각에 앞길이 막막하다. 오늘 오하아사 순위가 12위 였던가 운도 더럽게 없었다. 좀만 기다렸다 가자- 라고 생각하며 나는 비를 맞지 않아도 되는 현관에서 서있을 뿐이다. 아아, 그 녀석 우산 가져가던 것 같은데 어차피 나 같은 거 잊어버렸겠지 라 생각하자마자 그 녀석은 왔다.

"형!"

 당황스러웠다. 나 같은 건 잊어버리고 여자들이랑 놀고나 있을 줄 알았던 녀석, 내 동생이 내 눈앞에 있으니 말이다. 나보다 큰 키에 나보다 긴 머리에...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. 그렇다고 미워하기엔 불쌍한 녀석.

"왜 왔어"
"그야 형 우산 안 챙겨가는 거 다 봤는걸~ 집 멀잖아. 형이 비 맞고 돌아오면 보스가 혼낸다고?"
"..."

 기분이 나빴다. 그러면서도 기뻤다. 날 챙겨준다는 게,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기뻤다. 나는 나오려는 눈물을 애써 참아 그 녀석의 우산 아래로 갔다. 계획한건지 집에 쌓여있던 커다란 우산을 가지고 온 녀석이라 남자 두명이서 같이 쓰기엔 공간이 충분하고도 남았다.

"... 오늘 뭐 먹을래"
"나 카레 먹고싶어"
"알았어"

 동생은 다 그런 걸까 아니면 이 녀석만 착한 걸까-. 남들이 동생이 싫다고 하는 이유를 모를 때도 있다.

"형? 때리지 말아줄래??? 아프다고???"
"..."

@susi_456132 @hoemi_123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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